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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U에서 사천왕 마라탕면이라는 제품을 발견해서 사봤다.
미리 말하지만 나는 마라를 매우 좋아한다.
하지만 그 동그랗고 작은 열매, 화자오가 씹히는 건 싫어한다.
마라는 좋아하는데 혼자 마라탕 먹으러 가기는 귀찮고
1인분 배달은 너무 비싸서
이런저런 인스턴트 마라를 찾아 떠돌아다녀왔다.
가장 처음 먹어봤던 것은 이것.
어... 마라..? 너 좀 낯설다..? 싶은 마라향이었다.
뭔가 이국적인 향이 존재하긴 하는데
내가 알던 마라향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고
그 얼얼한 느낌이 없다시피 했다.
그래서 다음으로 도전한 것은 이것이었다.
쌀국수에 양도 적어서
부담없이 간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좋았으나
역시 마라향이 부족했다.
약간 콕콕콕 스파게티 맛이 느껴지기도 하고..?
매콤한 맛은 있는데 마라향이 아쉬웠다.
그치만 15개씩 쟁여놓고
마라가 땡길 때 아쉬운대로 맛있게 먹고 있다.
그리고 오늘! 이것을 발견해서 먹어보았다.
일단 가격이..ㅋㅋㅋ
2500원으로 사악하다.
그치만 그만큼 뭔가 들어갔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구매했다.
구성품은 이렇다.
꽤 많은 양의 고구마당면, 마라소스, 겉으로 봐서는 뭔지 모를 스프 3개, 플라스틱 포크가 들어있다.
근데.. 당면을 포크로..?
난 젓가락으로 먹었다.
전부 컵에 넣어보았다.
정체 모를 스프 1은 야채였다.
아마도 청경채인 듯한데 라면 후레이크에 들어가있는 것과 같은 풀쪼가리가 아니라는 점에 만족했다.
정체 모를 스프 2는 건두부와 당근이었다.
건두부까지 들어있다니 좀 놀랐다.
근데 또 25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이게 맞지 싶다 ㅋㅋㅋ
요즘 라면들 보면 2000원 가까이 하는 것들 많던데 너무 부실하다. (절레절레)
정체 모를 스프 3은 하얀색 분말 스프였다.
이건 정확히 무슨 스프인지 잘 모르겠다.
아무튼 이것들을 전부 넣고
뜨거운 물을 붓고 5분정도 기다렸다.
오오.. 당면이 불어서 양이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.
그치만 한끼 식사로 당면은 역시 좀 부족하다.
그래서 난 밥 반그릇이랑 같이 먹었는데 딱이었다.
당면 먼저 먹고, 밥을 숟가락으로 떠서 국물에 자작하게 적셔먹었다.
아.. 또 다시 침이 고인다.
마라향이 진짜다. 이건 진짜다...!!
얼얼함과 매콤함 두마리 토끼를 잘 잡았다.
처음에는 약간 과하게 얼얼해서
마라가 너무 튄다고 느낄 정도였는데
아마도 내가 바닥까지 안 저어서 그랬던 것 같다.
바닥으로 갈 수록 감칠맛이 나타나서
더 맛있어졌던 걸 생각하면..ㅋㅋㅋ
잘 저어서 먹자.
내가 또 놀란 부분은 청경채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다는 것이었다.
스프를 처음 뜯었을 때부터 생긴 거에 어라..? 싶었는데 먹어보니 알겠다.
라면 후레이크랑은 식감이 다르다.
아마도 동결건조 방식을 사용한 게 아닌가 싶다.
아니면 말고 ㅎㅎㅎ
약간 아쉬웠던 점은 당면이 자기들끼리 뭉쳐서
안 풀어지고 딱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?
근데 이건 유통상 문제일 수도 있고
내가 너무 덜 익힌 걸수도 있기 때문에
몇 번 더 먹어봐야 알 것 같다.
국물이.. 끝내준다.
근데 이거 하나만 먹어도
나트륨 하루 권장량 106퍼센트를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에
눈물을 머금고 국물 절반 정도는 버렸다.
버리기 전에도 아쉬워서 계속 숟가락으로 한 숟갈씩
호로록 호로록 먹었다.
국물만 보면 식당에서 먹는 것과 달리 좀 연해서
밍밍할 것 같이 생겼는데 맛은 그렇지 않다.
난 오히려 이쪽이 밥 없이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.
식당에서 먹을 때는 밥 없이는 자극적이어서
좀 부담되었던 게 없지 않아 있었다.
이게 참 만족스러워서
이거 살 때 옆에 있던 마라훠궈도
다음에 사먹어볼까 싶다.
그리고 라면 사리를 하나 꼬들하게 삶아서
넣어먹으면 진짜 맛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.
다음에는 꼭 그렇게 해먹어봐야지.
총평
사먹는 마라탕보다는 부족하지만
이정도 가격과 간편함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마라탕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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